뉴머스, 초음파로 치매 치료하는 시대 연다
“우리 뇌에는 ‘혈액뇌장벽(Blood brain barrier·이하 BBB)’이라는 게 있습니다. 외부 물질이 뇌혈관을 통해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일종의 방어막이죠. 문제는 이것이 치료 약물 유입까지도 방해한다는 건데요. 뉴머스는 집속초음파를 활용해 BBB를 개방하고, 이를 통해 약물을 뇌세포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박주영 뉴머스 대표(사진)는 18일 뉴스톱과 만나 회사의 주요 사업을 이같이 소개했다. 그러면서 집속초음파로 BBB를 개방한 뒤 약물을 투여하면, 기존 방식보다 전달 효과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부종이나 뇌출혈과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뉴머스는 2022년 문을 연 뇌질환 치료 초음파 전문기업이다. ‘기계공학’과 ‘약물 전달’을 전공한 박주영 대표가 창업자다. 박 대표는 건국대학교 기계공학과 졸업 후 미국 신시내티대학교에서 기계공학과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미시간대학교와 하버드 의과대학 영상의학과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기계공학과 약물 전달을 융합하는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그는 특히 하버드에서 초음파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한 경험이 사업화의 기틀이 됐다고 말했다. 2013년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꾸준히 초음파 관련 연구에 매진하며 논문까지 발표했다. 동물 실험에서 유의미한 수준의 완전관해(CR) 성과가 확인되자, 여러 곳에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논문 발표 후 뇌종양 환자를 둔 보호자로부터 이 기술로 꼭 치료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고, 같은 교회에 다니는 어린 소녀가 뇌종양을 앓고 있는 상황도 눈에 밟혔다”며 “우리 기술을 연구로만 끝낼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상용화해보자는 생각으로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명을 뉴머스라고 지은 건 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 주문인 ‘루모스(Lumos)’에서 착안한 이유도 있다”며 “루모스가 빛을 발생시키는 주문인 것처럼 뇌질환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의 빛을 밝혀주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우리 뇌는 다른 장기와 달리 실 모양으로 생긴 단백질로 묶여있다. 여기에 집속초음파로 기계적인 진동을 주면 매듭을 풀어낼 수 있다. 이것이 뉴머스가 BBB를 개방하는 방식이다. 돋보기로 빛을 한 데 모으는 것처럼, 집속초음파를 활용해 특정 부위에 파장을 쏘는 형태다.
뉴머스는 이 과정에서 초음파 조영제의 일종인 ‘마이크로버블’을 활용해 효과를 극대화한다. 마이크로버블을 주입하고 초음파를 쏘면 혈관 속에서 버블이 진동하면서 닫혀있는 BBB를 툭툭 건드린다. 초음파에 의해 발생하는 ‘캐비테이션(cavitation)’ 현상을 이용해 장벽에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마이크로버블을 활용하면 주파수에 따라 BBB를 타격하는 강도를 조절할 수 있고, 항상 일정하게 BBB를 개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이것이 뉴머스가 개발 중인 집속초음파 기술 사업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같은 방식이 알츠하이머병(치매)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한다고 전했다. 치매는 아밀로이드베타나 타우와 같이 뇌 기능을 망가뜨리는 유해 단백질이 쌓여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이런 유해 단백질을 얼마나 제거하느냐가 치료의 주요 지표(indicator)로 꼽힌다.
박 대표는 “BBB를 개방하지 않고 치매 치료제를 주입하면 약물이 뇌혈관에 있는 단백질을 제거하면서 구멍이 생기고, 출혈을 야기한다”며 “집속초음파로 BBB를 개방한 뒤 약물을 주사하면 이처럼 뇌혈관에 발생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약물의 지속 시간도 늘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초음파를 쏘면 ‘약물유출펌프(Drug Efflux Pump)’를 한시적으로 비활성화시킬 수 있어서다. 약물유출펌프는 세포가 안으로 들어온 약물을 뱉어내는 작용을 뜻하는데, 이를 중단하면 그만큼 약물을 더욱 머금고 있게 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뉴머스는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3년 4월 첫 기관투자를 유치했다. 아주아이비투자와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최근엔 96억원 규모의 시리즈A 라운드를 열고 추가 자금을 모집했다. SL인베스트먼트가 투자를 주도한 가운데 아주아이비투자, IBK벤처투자, 퓨처플레이,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기술보증기금,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등이 투자자로 나섰다.
뉴머스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핵심 인력 채용’과 ‘임상시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임상시험의 경우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탐색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으며 사전작업을 마쳤다.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초음파를 활용한 BBB 개방 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게 목표다. 임상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원석 교수팀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안전성이 검증되면 치매 및 뇌종양 환자에 치료제 전달 임상시험을 이어 추진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BBB를 개방한 뒤 약물을 주입하면 기존보다 도즈(용량)를 낮춰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이번 임상은 약물 자체의 성질을 바꾸는 게 아니라, 전달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탄력이 붙을 경우 빠르게 3상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 뉴스톱(https://www.newstopkorea.com)
2025-07-18